삐-삐-삐-삐-깽-깽-깽-지이이잉-새벽 두 시. 모뎀 연결음이 방 안을 채운다. 온 세상이 잠든 시간, 나는 또 다른 세계로 접속한다. 파란 화면이 모니터를 채우고, 하얀 글자들이 하나둘 떠오른다. 하이텔 로그인 화면.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익숙한 메인 화면이 나타난다.```[하이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]1. 전자우편 2. 동호회 3. 뉴스/정보 4. 채팅 5. 게임/오락```숫자 2를 누르고 문학 동호회 방으로 들어간다. 회원 목록을 스크롤하다 '별빛'이라는 ID를 발견하고 개인 대화방으로 초대한다.```[솔바람] 아직 안 주무셨네요?[별빛] 네, 오늘도 잠이 안 와서요. 솔바람님은 이 시간에 왜 접속하셨어요?[솔바람] 낮에는 회사 일로 바빠서, 밤에만 제 시간을 가질 수 있거든요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