## 1.국립언어원 지하 3층 서버실에서 김태우 박사의 시체가 발견된 것은 5월 8일 새벽 3시 27분이었다. 컴퓨터 모니터의 푸른빛만이 차갑게 빛나는 어둠 속에서 그의 몸은 키보드에 엎드린 채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. 모니터 화면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자들이 떠 있었다.```ㄱㄴㄷㄹ ㅁㅂㅅ ㅋㅌㅍㅎ```자음만으로 이루어진 그 암호 같은 글자들을 경찰은 해독하지 못했다. 국립언어원장인 나, 이준호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충 짐작은 했지만, 아직 말할 수 없었다. 그것은 '뿌리'에 관한 것이었다.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프로젝트, 디지털 시대에 한국어의 미래를 재정의할 혁신적 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."원장님,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?"형사의 질문에 나는 태우의 얼굴을 바라보며 답했다."그..